지쳤다. 태윤의 녹초가 된 몸은 푹신한 침대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쓰러졌다. 방학의 중반이 되면 늘 몰아치는 생각이었다. 출국 당일에는 언제나 들뜬 마음으로 발을 내디디지만 쉼 없이 움직이는 누군가에게 발맞춰 따라다니는 여행은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새로운 여행지, 신기한 향신료의 이색적 음식들, 한여름의 태양이 밝히는 광활한 들판과 투명한 바다. 관광객이 ...
태윤은 언젠가 책에서 보았던 내용을 떠올렸다. 자이언스 효과. 단순 노출 효과라고도 한다. 무관심하거나 싫어하는 대상이어도 노출되는 빈도가 잦아지면 호감도와 친근감이 오른다. 한마디로 사람은 만나면 만날수록, 접촉하면 접촉할수록 편해지고 호감이 생긴다. 요즘 청명을 볼 때면 그 효과를 뼈저리게 느꼈다. 상황을 알 수 없었던 처음에는 만날수록 그에게 거부감이...
22년 3월까지 썼던 내용 수정본. 새벽부터 톡, 톡 소리를 내며 유리창을 두들기던 빗방울은 아침이 되자 하늘에서 화살이라도 내리찍듯 굵은 빗줄기로 돌변했다. 주말을 밝히던 화창한 푸른빛이 사라진 하늘엔 칙칙한 회색 먹구름만이 묵직한 습기를 끌어안고 있었다. 한 주의 시작을 끊은 월요일 아침은 시작부터 우중충함으로 물들었다. 그러나 태윤은 그런 날씨와는 상...
서태윤의 무료한 일상에 비극이 찾아왔다. 짧다면 짧은 인생사, 순탄하게 풀리지 않은 적이 없었다. 사업하시는 아버지 아래에서 자라 부족함 없는 지원을 받은 그는 갖고 싶은 것은 모두 소유하고, 흥미를 느끼거나 손에 잡히는 취미도 아낌없이 행한 채 살았다. 때로는 감미로운 콧노래를 하며 기다란 손가락으로 능숙하게 피아노를 쳤고, 때로는 주말 새벽녘부터 일어나...
https://ridibooks.com/books/2093045287 ※ 당연하지만 본편 스포일러 포함. 50. 작품후기 여러분은 세진이가 7인조 그룹의 멤버라는 것을 기억하고 계시나요. 현재 나이 순으로 28 강세진 (주인공) 26 임주헌 (세진이 드라마 하게 만든 큐피드) / 청가을 (그룹내 세진이랑 엮이는 메이저컾) 24 박균수 (드라마 오스트불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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